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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ereign Yield Curve


많은 경제지나 경제 전문가들이 최근 Sovereign Yield Curve가 Flatten됐네, 눕고 있네 하며 경기 하락을 예측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 보자.



하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파이낸스의 핵심에는 항상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고려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미래현금흐름에 대한 고려에는 항상 이자율이 함께 따라 다닌다. 100원의 현재 가치는 100원이지만, 이자율을 10%라 했을 때,


1. 1년 후의 가치는 100(1.1)=110원


2. 2년 후의 가치는 100(1.1)(1.1)=121


3. 3년 후의 가치는 100(1.1)(1.1)(1.1)=133.1 원이다.


이 개념을 거꾸로 적용해 3년 후 100원의 현재가치를 구한다면? 위 공식을 거꾸로 적용해, 100을 1.1로 세 번 나누어 주면, 100/(1.1)^3 = 75.1314… 이 된다.



둘.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의 개념을 알았으니, 이제 채권 수익률과 가격에 적용해 보자. 채권은 정기적으로 coupon을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되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3년간, 매년 10원을 지급하고 만기에 100원을 되돌려주는 채권이 있다면, 이 채권의 현금흐름은 다음과 같다.


1. 1년 후: 10원


2. 2년 후: 10원


3. 3년 후: 10원 + 100원


채권가격은 이 3가지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총합이다. 직관적으로 말하면, 오늘 누군가 나에게 와서, 위와 같이 3년 동안 나에게 돈을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그 내용을 종이에 써서 싸인을 곁들여 나에게 준다면, 내가 그 종이를 받는 댓가로 지불해야 하는 이론적인 가격은 저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모두 더한 값이 적절한 값이라는 이야기다. 만일 현재 시장의 연 이자율이 10%라면, 위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각각,


1. 1년 후 10원 -> 현재가치: 10/1.1=9.090909…


2. 2년 후 10원 -> 현재가치: 10/(1.1)^2 = 8.26446281…


3. 3년 후 10원 + 100원 -> 현재가치: 110/(1.1)^3 = 82.6446281… 이고,


이 3가지 값을 모두 더한 값은 100이고 이 값이, 내가 그 종이를 받는 댓가로 오늘 지불해야 하는 이론적 가격이 된다.


그렇다면 채권 수익률은 무언가? 방금 우리는 채권 가격을 계산하기 위해, 가상의 시장 이자율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채권 시장에서 채권은 이론가격을 바탕으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에 기반한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결정된다. 즉, 위 채권의 이론가격은 100원이지만, 채권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기반해 정해지는 시장가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저 채권의 현재 시장가격이 95원이라고 한다면, 이 가격에 근거해 거꾸로 이자율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이자율이 곧 채권 수익률이다. 계산해 본다면, 저 채권의 수익률은 12% 이다. 이 때 수익률은 말했듯 연간 수익률이다. 채권 수익률의 개념을 직관적으로 설명한다면, 내가 오늘 저 채권을 95원을 주고 샀을 때 연간 12% 수익을 거두는 셈이라고 보면 된다. 은행에서 정기예금 광고 할 때, 연리 5%라고 광고 하듯 그런 개념으로 보면 된다.


여기까지 왔다면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의 관계를 살펴볼 때가 됐다. 복잡한 공식을 피하기 위해 위에서 든, 현재가치 산정의 예를 꼼꼼히 살펴 보면, 수익률은 현금흐름의 분모로 들어가 있고 (저 예를 보면, 1.1 에서 0.1이 수익률이다) 그 분모를 써서 나온 게 채권 가격이기 때문에 수식 상 서로 역의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면, 채권의 수익률은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면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는 역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셋. Sovereign Yield Curve : Yield Curve는 사실 별 게 아니다. Yield는 채권 수익률의 영어 표현이고, Yield Curve는 다양한 만기별 채권 수익률을 그래프로 그려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3개월, 6개월, 1년, 2년, 3년, 5년, 10년, 20년, 30년으로 만기를 설정해 놓고, 각각의 만기별 채권 수익률을 그려보면 일반적으로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얻는다. 왜 일반적으로 우상향하나? 만기가 길 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 관습이기 때문이다. 정기예금도 오래 맡겨 놓을 수록 이자가 길지 않나? 같은 원리다. 만기가 길수록 시장 위험이 높고 위험이 높은 만큼 더 높은 스프레드, 즉 이자율을 요구한다고 보는 것이 직관에도 맞다.


우리가 경기 예측을 할 때 보는 것은 정부채권의 Yield Curve, 즉 Sovereign Yield Curve이다. 정부채권의 만기별 수익률의 일반적인 패턴은 마찬가지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만기별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장기와 단기에 따라 다르다.


우선, 단기 국채수익률은 중앙 은행의 정책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중앙 은행의 정책금리는 단기 금리이고 중앙 은행이 단기로 2%의 이자를 주기로 했다면 시장의 국채 수익률은 그에 따라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장기, 예를 들어 10년 짜리 국채 수익률은 시장 참여자들의 경기 예측에 기반한다. 10년 후, 경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사람들은 10년 짜리 채권을 사기 보다는 경기에 더 잘 반응하는 주식을 살 것이다. 뭐 꼭 주식을 산다기 보다는 주식, 부동산 등 경기에 따라 함께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산다는 말이다. 채권의 현금흐름은 위에서 봤듯, 경기에 무관하게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년 짜리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은 오른다. 따라서 Yield Curve는 우상향하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른 설명 방식은 물가상승률로 설명하는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도 당연히 같이 오른다. 다른 물가는 마구 오르는 데, 내가 가진 채권은 미리 정해진 돈만 준다. 행복한가? 당연히 난 불행하고, 그 채권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보는 게 맞다. 가치가 떨어지므로 Yield는 오른다.


반대로 시장 참여자들이 10년 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측한다면, 반대의 논리가 작동한다. 경기가 나빠져 주식이나 다른 경기민감 자산의 가치들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이번엔 채권의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르니 Yield는 떨어진다. 물가로 설명해도 마찬가지. 경기가 나빠지면 물가가 내려간다. 물가가 막 내려가는 데, 내 채권은 변함없이 일정한 현금흐름을 보장한다. 당연히 채권의 인기가 오르고 가격이 오른다. 따라서 Yield는 떨어진다. 이 때 Yield Curve는 우하향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인과관계의 방향이다. Yield Curve 가 누웠기 때문에 경기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하락할 것 같기 때문에 Yield Curve가 눕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침에 우산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오후에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후에 비가 내릴 것 같기 때문에 우산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또, 장단기 스프레드라는 말을 많이 쓰는 데, 별 거 아니다. 시장에서 보통 많이 보는 장단기 스프레드가 10년-2년 스프레드이고 Fed가 중요하게 보는 것이 10년-3년 스프레드인데 그냥 두 만기별 채권의 Yield 차이를 말한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말은 10년 짜리 장기 채권의 Yield가 단기 채권의 Yield 보다 낮아졌다는 말이다. 즉, 채권 시장에서 10년 후의 경기 상황이 아주 나쁠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뜻이다.



넷. 아래 그림은 지난 12월 초에 뽑아 본, 한미 Sovereign Yield Curve이다. 미국이 초록색 한국이 푸른색이다. 제일 아래는 둘 간의 차이, 스프레드다. 미국은 2년-5년이 역전되기 시작했고, 한국은 6개월-1년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저 역전이 점차 확대되어 10년물까지 이르게 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 예측이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내용은 한국의 국채수익률이 더 낮은 데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통 미국채가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미국 커브가 아래에 위치해 있어야 하나 최근 Fed의 금리 인상으로 위치가 바뀌었다. 또 한국 커브가 미국 커브에 비해 더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장의 경기 예측이 미국 보다 한국에 대해 더 비관적임을 알 수 있다.

us-kor yield curves


다섯. 오늘 아침 WSJ 뉴스레터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1년 수익률 스프레드가 0에 근접했고 곧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 같다는 소식이다(두 번째 그림). 사실 이 한 문장 쓰려고 저 많은 이야기를 새벽부터 했다… 이 분야에 생소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us 10-1 yr sp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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